안보이는 부동산 _  20분17초, 단채널 영상, 2021  

안보이는 부동산

김재민이 작가는 의도된 나른함을 가미해 부동산TV 형식으로 전남지역의 공장지대를 소개한다. 과거에는 산업발전의 주축이 되었던 공장지대의 입지조건은 오늘날 각광받는 주거단지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노동과 축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작동되는 공장시스템에 주목한다.,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지만, 소위 혐오시설로 구분되어 도시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도시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탐구한다. 이러한 도시의 삶의 변천사에 주목한 작가는 이전을 통한 방법이 해소가 아닌 반복되는 굴레에 있으며 과학기술적 방법에 의존한 공존 가능성들을 확인한다. 작가는 이러한 흐름과 변화의 과정에 대한 목격자이자 탐험자자로서 덤덤한 어조로 장소적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작업노트

나만 도태되는 기분이 부동산을 움직이는 심리라고 들은 적 있습니다. 제1명제 부동산 가치이지만 다른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들어설 새 보금자리를 맞이하기 전, 우리 지역의 일터였던 공장들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즐겨보는 부동산 유투브의 형식을 가져왔습니다. 나른한 어떤  유투버들 말투와 부동산 정보 행간에, 앞으로 보기 힘든 도시 교외 공장의 풍경을 넣어 미리 추억해봅니다.

어릴때 집 근처 하천에서 실지렁이를 떠서 열대어 먹이로 주곤 했습니다. 주변에 하나 둘 공장이 늘어나면서 4급수에나 산다는 실지렁이 마저도 없어졌어요.하천이 몇 급수로 더 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즈음에 저에겐 천식도 발병했었어요. 80년대 경기도 부천 근교 이야기입니다. 성인이 되어 나중에 문 닫은 공장들을 조사할 일이 생겼습니다. 영등포랑 구로, 용산에서 만났던  조용하고, 거대하고, 침울해 보이는 폐 공장은 안과 밖이 달랐습니다. 싫었는데 막상 문 닫고 보니 웅장함에 눈길도 가고 그 동안 저 안에서 있었던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궁금해졌습니다.
2020년 11월 12일에 전남방직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계 철거로 분주하던 때였는데 노란 은행잎이 깔린 길을 지나 건물을 하나 둘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능적이고, 하나의 가식도 없는, 오로지 효율만을 위한 곳이었는데 감동이 있었습니다. 함께 모여서 혼자 할 수 없는 성과를 이뤄냈던 일터는 역설적으로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내부 거대한 구조는 우러러 봐야 눈에 들어옵니다. 저에겐 종교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방과 일신방직 터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전남지역 몇몇 다른 (폐) 공장을 돌아다녔습니다. 공존하기 힘든 운명이고 우리 새 주거지로 흔적이 지워질 것입니다. 이 운명과 함께 사라질 순간, 이 곳에서 당당하게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사람들, 기업의 야망, 그리고 어딘가로 이동해서 또 같은 일상과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을 공장을 궁금해합니다. 

김재민이 Gemini Kim
‌‌b. 1975 서울 출생‌


선박회사 직원이었습니다. 그러다 예술의 삶을 살고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천 외곽, 공장 지대 부근의 변두리 출신으로 실향민 아버지를 두었습니다.
대 도시의 팽창과 언저리의 삶이 저의 창작 주제이고, 변두리와 대도시의 종속 관계 그리고 거대 담론 속 작은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전시

2021

'월간인미공' ,인사미술공간, 서울

2020

 'The Art of Luxurious Living', 개인전, 텐타클스 갤러리, 방콕

2018

 '사슴은 무얼먹고 사나요', 개인전, 경기도미술관

*레지던시

2019 MMCA 고양 창작 스튜디오

 

2018 경기창작센터

www.invisiblefactories.com

 

www.yongsanrun.space

 

www.onmywayhome.art